2024년 8월 21일 수요일
2024. 8. 21.

 

 

 

 

01

아르페지오는 아픈 손가락

어제의 선율이 오늘의 감각이 될 때

나는 같은 손으로 건반 치듯 타이핑을 한다

오늘 할 일 네이밍 이름 짓기 익숙한 불협화음

쓸 말은 없고 써야 할 말만 있어서 말없이 생각한다

실명을 가명처럼 썼던 편지를 떠올린다 닉네임을 입력하세요 정수

 

 

02

진실된 글을 적고 싶을 때일수록

허구의 이야기를 쓰는 못된 버릇이 있다

어제는 왜 불어나는 거짓말에 대한 꿈을 꾸었을까

갑자기

살아가는 일이 거짓말 같아

거짓말 같은 적응의 연속

계속해서 지어내야만 하는 어떤 이름들처럼

거짓은 또다른 거짓을 수반한다

 

 

 

 


 

00

안희연 시인의 시집 <당근밭 걷기>를 펼치며 시작한 수요일이었다. 수요일을 'hump day'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한 주의 고비라는 뜻에서 비롯된 말.

 

시집을 덮고 나서는 안희연 시인이 지난 주, 시인선 뉴스레터 '우시사'에 쓴 편지 <울 일이 있는 당신에게>를 읽었다. 

당신의 마음은 얼마나 낯선 험지를 헤매고 있을까

 

아침에 읽은 시 중 가장 오래 마음이 머문 시 한 편을 옮겨 적었다.

낯선 험지 혹은 익숙한 hump day를 지나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코트룸

문학동네 시인선 214 안희연 시집 중에서   코트룸  맡기러 오는 사람이 있고 찾으러 오는 사람이 있다  나는 프런트에 앉아 그들의 마음을 접수하는 일을 한다  다른 계절을 찾아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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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파도에 지치면 어떻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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