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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을 스스로 지어야 한다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나의 외자 이름
본명을 별명처럼 쓰면서 호명의 순간을 기다리는
외자는 단순히 한 글자를 의미하는데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결핍을 머금은 단어 같아서 좋아요
꿈이나 시나 생 같은 단어 또한
외자입니다
나의 이름을 말할 때
덧붙이는 수고로움이 좋아요
부재가 존재를 상기시키는 아이러니
한 글자로 이루어지는 마법의 주문
이미 사용 중인 닉네임입니다
중복이 허용되지 않는 세계
하긴 이름이 없다면 무엇으로 우릴 구분할 수 있겠어
모두가 거짓말을 해도 되는 곳에선
오히려 진실을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린다
모두가 거짓을 말하는 곳이라면
제 발로 찾아가고 말 테야
내가 전하고 싶은 건
가장 진실한 거짓말
웃으면서 들어줘요
금방 잊어버려주세요
생은 적응의 연속
거짓말을 덮기 위해 만들어낸 거짓말
지금도 나는 막 거짓의 거짓으로 참에 가까워지려는 참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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